“직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조건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얼마 전 방송인터뷰 도중 진행자로부터 질문을 받았습니다.
진행자의 갑작스런 현문에 저는 겨우 이렇게 우답을 했습니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오래 다녀야 합니다.”

직장에서 좋아하는 일을 한다면 이것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보통은 좋아하지 않는 일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들과, 같은 공간에서 일을 해야만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거기에 한 술 더해 오랫동안 다녀야만 성공이 가능하다고 했으니  성공이라는 것이 좋은 것이기는 하지만 또한 지독한 것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무작정 오래만 다니라고 한다는 것은 정말 무모하기 그지없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50대 중반의 아버지가 학교를 졸업하고 막 신입사원이 된 첫 아이에게 무엇인가 좋은 말을 해주고 싶지만 폼 나는 말이 잘 생각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보통은 이렇게 당부를 합니다.

“어렵게 들어간 만큼 더 열심히 해야 한다. 절대로 지각이나 결근은 하지 말고, 상사들 하는 말을 잘 듣고 열심히 배워라.”

그리고는 한마디 더 합니다.

“힘들어도 열심히 오래 다녀야 한다.” 

누구나 오랫동안 다니고 싶어 합니다. 직장인이라면 거의 비슷한 마음일 겁니다. 문제는 그 마음이 너무 쉽게 변한다는데 있습니다. 작은 돌에 걸려도 마음이 변하고, 닫친 문만 보아도 마음이 덜컥 주저앉습니다. 일이 조금만 어려워져도 그렇고, 상사에게 된서리를 한번 맞는 날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A~c~~ , 회사가 여기 밖에 없나? 나를 어떻게 보고 !!!”

아침 출근, 집을 나설 때 50대 중반의 아버지가 한 당부는 먼 나라 꿈동산 이야기가 되어 사라집니다. 

그래서 여기에 전제 조건이 필요합니다. 직장을 오래 다니기 위해서는 먼저 두 가지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 첫째는 일이 재미있어야 합니다. 일을 점점 좋아하게 되어야 합니다. 어떤 준비 없이도 하는 업무나 일이 그냥 좋다면 그것은 정말 하늘이 주는 천운입니다. 물론 월급을 받는 일이기 때문에 재미와 큰 상관없이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은 직장인의 기본적인 의무기는 하지만 사람이 어디 그렇습니까? 그러니까 거기엔 적절한 전략이 필요합니다. 지금 하는 일에 스스로 의미 부여를 해야 합니다.

‘이 일은 회사 일이기도 하지만, 이 일은 5년 후 나의 강점이 된다. 강점으로 만들어야겠다. 나의 브랜드가 될 것이다.‘ 라고 말입니다.

    
공공의 일에 사사로운 욕심이 들어가야 합니다. 회사의 일은 공공의 업무입니다. 그 업무를 대하는 개인의 마음에 사심이 들어가야 한다는 말입니다. ‘일=일’이고 ‘나=나’라는 생각으로 그 일을 자신의 강점이나 브랜드로 만들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일을 통해, 그렇습니다. 일을 통해 나의 강점을 만들겠다는 욕심이 들어가야 비로소 ‘일=나‘라는 등식이 만들어 지는 것입니다.

5년을 10년을 20년을 열심히 직장생활 했는데 나중에 보니 남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말을 우리는 많이 듣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그들 모두는 현업에 있을 때 열심히 일을 했다고 말합니다. 또 그 말이 대부분 맞습니다. 그들은 그 일을 할 때 열심히 일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를 놓치고 있었습니다. 단지 열심히 하기는 했지만 그 일을 자신의 브랜드로 만들 생각까지는 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사람들과 재미가 있어야 합니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문제가 없어야 합니다. 인간관계가 좋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오랫동안 같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 역사 이래 지금까지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문제가 없었던 적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조직에서 같이 일 할 사람을 선택해서 일 할 수 있는 환경은 거의 없습니다. 주어진 상황이나 조건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니 한번 금이 간 경우에는 미치고 팔짝 뛸 상황이 되고야 마는 것입니다. 일이 힘든 것이 아니라 사람이 힘든 것입니다. 일보다 사람 때문에 조직을 떠나는 경우가 훨씬 많다는 통계가 그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재미까지는 아니더라도 직장 사람들과 관계의 문제는 없어야 합니다. 그래야 오래 다닐 수 있습니다. 좋아하는 것 까지는 아니더라도 미워해서는 그들과 오랫동안 함께 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니 격변의 춘추전국시대 공자는 다음과 같은 지혜를 말했습니다. 

제자 자공이 스승인 공자에게 물었다.

‘평생토록 지켜야 할 중요한 한마디 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그것은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이라 즉, 내가 바라지 않는 것을 남에게 시키지 말아야 한다.’

이는 중국 국가주석인 시진핑의 가훈으로도 유명하다. 

그러니 사람들과 오래 함께하고 싶다면 나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상대방도 내가 먼저 변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역지사지(易地思之) 해야 합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합니다. 당연히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니까 직장을 오래 다닌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쉬운 일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오래 다니고 싶다면 공자가 제자에게 했던 말을 받아들일 수 밖에 다른 묘안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면 오랫동안 다닐 수 있는 몇%의 사람으로 선택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