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지인들과 홍대 어느 술집에 방문했었습니다.

그 집이 꼬막으로 유명하다는데, 저는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문구가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대접받고 싶으면 접대하라!

벽에 큼지막하게 이렇게 적혀 있었고, 문구가 무색하지 않게 직원들도 매우 친절했습니다.

접대와 대접은 같은 글자로 구성된 순서만 다른 단어인데,그 의미도 조금 다르고, 느낌도 다릅니다.

두 단어의 정확한 뜻이 궁금하시죠?

접대 : 손님을 맞아서 시중을 듦.

대접 :  1. 마땅한 예로써 대함. 2. 음식을 차려 접대함.

저는 요즘 일을 하며, 이 단어들의 의미를 되새길 때가 많습니다.

제 업무 중, 꽤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이 강사/연사 섭외입니다.

기업이나 기관이 필요로 하는 주제에 맞는 강사를 찾아 추천하는 일입니다.

강의를 잘 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고, 니즈에 부합하는 내용으로 구성하는 것도 중요하고, 시간 안배나 포인트, 강의 종료 후 남는 여운과 감동 등, 강의를 구성하는 모든 부분이 강사의 역량에 의해 좌우됩니다.

때론 매우 유명하고 강사료를 많이 받으시는 분을 섭외할 때도 있고,

때론 유명한 분은 아니나, 그 주제에 적합한 전문가라는 추천을 받고 섭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각양각색의 강사/연사 분들을 섭외하다 보면, 그 분들의 대외적으로 보여지지 않는 부분을 마주할 때가 있습니다.

TV에도 자주 나오시고, 강의도 너무 잘 하시고, 강의료도 그만큼 많이 받으시지만,

섭외 의뢰한 기업 및 직원에 대한 기본 예의가 없으신 분들이 가끔 있습니다.

무턱대고 많은 강의료를 요구하는 분!

강의요청 메일을 확인하고도 강의여부에 대한 피드백이 없으신 분!

이른 아침 또는, 늦은 밤에 강의에 대한 질문을 카톡으로 마구 보내시는 분!

본인의 책을 사 달라고 하시는 분! (의외로 매우 많습니다)

약속된 일정을 사전 양해 없이 지키지 않는 분!

섭외를 하는 입장에서 보면, 이런 분들은 사실 섭외하고 싶지 않습니다.

담당자 입장에서 보면, 쉬운 일이 어려워지고, 빨리 처리될 수 있는 일이 늦어지기 때문입니다.

대접 받고 싶으면 접대하라!

홍대 어느 술집에 적힌 문구처럼

본인이 먼저 상대방에게 예를 다하지 않는 이상, 상대방도 그 분에게 예를 갖추기 어렵습니다.

제 주변에 강의를 본업으로 삼고 계신 분들이 있습니다.

저는 그 분들께 이렇게 말씀 드립니다.

첫 번째는 물론 강의 역량과 내용입니다.

청중을 사로잡고, 강의 후에도 여운과 감동이 남는 강의만큼 좋은 건 없으니까요.

다음은 기본 예의와 태도입니다.

강의를 초빙한 기업에게도, 섭외 의뢰한 직원에게도, 기본을 지켜야 한다고 말씀 드립니다.

요즘 매스컴에 떠들고 있는 온라인 쇼핑몰 사건을 아시는지요?

사실 저는 그 사건을 보며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너무 잘 나가던 쇼핑몰이었습니다.

쇼핑몰의 얼굴은 창업자였고, 인플루언서라 불리었고, 엄청난 팬덤을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쇼핑몰에서 판 상품 중 불량이 나왔고, 그 불량에 대한 초동 대처가 잘못되어

쇼핑몰의 충성 고객들을 적으로 돌려, 서로 고소/고발/소송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쇼핑몰의 지금을 만들어 준 게, 고객이었음을 한번만 더 생각했더라면,

불량에 대한 사과와 수습을 예의를 다해 했었더라면

지금의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을거라 감히 짐작해 봅니다.

내가 먼저 예의를 갖춰 상대방을 접대한다면,

나도 상대방에게 기분 좋은 대접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