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TV를 보면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가득합니다. 노래, 춤, 연기 뿐만 아니라 주택 마련까지 경쟁을 하더군요. 케이블 TV를 통해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어프랜티스(the apprentice)라는 경영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미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기획하고 직접 출연한 이 프로그램은 도전자들을 두 팀으로 나누고 매주 비즈니스 미션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각 팀은 팀장을 뽑고 해당 과제를 수행하면서 경쟁을 하게 되는데 패배한 팀은 팀원 중 한 명이 탈락하게 됩니다. 

탈락자들의 실패 유형을 살펴보면 대부분 ‘경험의 함정’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령, 옷을 팔아야 하는 미션있습니다. 패배한 팀은 옷을 팔아 본 경험을 가진 사람이 팀장을 맡게 됩니다. 그리고 그 팀장은 과거 자신의 성공에 의존해 상황을 풀어나갑니다. 내가 많이 팔아 본 경험이 있다는 것이지요.

그런 과정이 성공적일 수 없습니다. 처음 만난 사람끼리 어떠한 외부의 지원도 없이 5~6명이 단기간에 미션을 수행하는 것은 기업 내에서 그 일을 해본 것과는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실패한 팀은 그런 ‘변화’를 자각하지 못한 것입니다.

능력있는 파트 리더가 팀 리더가 되고 나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이제 팀장이 되고 했으면....’이라는 비판을 받거나 ‘대리’직함이 늘 별명을 따라 붙는 경우가 그런 것이지요. 팀 리더로서는 팀 리더로서 갖추어야 할 다른 자질이나 역량이 필요합니다. 과거의 파트 리더로서의 성공 체험에 안주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한비자의 이야기를 들어 보겠습니다.

“성인은 옛 것에서 구하거나 정해진 기준을 따르지 않고 그 시대의 사정에 따라 방법을 세웁니다.(聖人不期修古 不法常可 論世之事 因爲之備)"  

“일은 시대의 변화를 따릅니다. 그러므로 대처하는 방식은 그 일에 맞춰야 합니다.(事因於世 而備適於事)"  

한비자는 옛날과 지금은 풍속이 다르고 새로운 시대와 옛날 시대는 정책이 다르다고 합니다. 그 시대 그 상황에 따라 알맞은 방법을 사용해 관리해야 농부가 쟁기를 버리고 나무 그루터기를 지키면서 토끼가 와서 부딪혀 주기만을 바라는 어리석음 - 수주대토(守株待兎)라고 하지요 -을 범하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한비자의 법은 고루한 영원불변의 것이 아닙니다. 경영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이를 위해 원칙을 세워 나가는 것. 변화를 주도해 나가는 적극적 자세를 한비자는 법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족: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 출마를 준비하고 있답니다. 스스로 서바이벌에 뛰어든 그의 도전. 사업의 성공을 “수주대토(守株待兎)"하지 않도록 그에게도 한비자를 권하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