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국시대를 주름잡던 다케다 신겐이라는 장수가 있습니다. 빠르기는 바람처럼 고요하기는 숲처럼 공격은 불처럼 수비는 산처럼 한다고 해 “풍림화산”이라는 깃발을 내건 그의 부대는 그 기세대로면 일본 통일도 가능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갑작스런 죽음으로 비록 그 꿈은 실현되지 못하였지만서두요.

그런 그가 늘 원하는 승리는 5할(50%)의 그것이었습니다.
7할의 승리는 나태를 낳고 10할의 승리는 교만을 낳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5할이어야 격려를 낳는다고 합니다. 교만을 얻은 10할의 승리는 늘 그 다음 패배를 낳게 됩니다. 세상의 모든 일도 그렇게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다케다 신겐은 생각합니다. 우리가 보고 있는 정관정요에도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전국시대 초기 가장 강력한 세력을 형성했던 위나라의 문후가 재상인 이극에게 묻습니다.

“제후왕들 가운데 누가 먼저 멸망할 것 같으냐?”
이극은 오나라가 제일 먼저 망할 것이라고 하면서 그 이유를 매번 이기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승리한 횟수가 많으면 군주는 교만해지고 자꾸 싸우게 되면 백성들은 곤궁해집니다. 멸망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더 이상하지 않겠습니까?”

교만과 나태를 경계합니다. 한 나라를 한 조직을 관리하는 일이란 것도 그렇게 경계하는 마음가짐에서 시작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