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용은 그 시작을 하늘의 명으로 열고 있습니다.

하늘이 명하는 바. 그것을 우리는 성이라 부른다.
하늘이 명하는 바를 따르는 것. 그것을 우리는 도라고 부른다.
하늘이 명하는 바를 따르도록 수련하는 것. 그것을 우리는 교라고 부른다.

참 간명한 시작이지요. 이제 불혹을 넘기는 나이가 되었습니다만 몇 년 전 저는 심한 마음앓이를 한 적이 있습니다. 과연 나라는 존재는 무엇인가? 아마 절대자가 있다면 나에게도 어떤 의미가 부여되지 않았을까? 사춘기 소년처럼 방황이 심해 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 괴로움이 커지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러다 저는 중용을 읽으며 조금씩 마음앓이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도올 선생은 하늘의 명인 성을 ‘자연스러움’이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한 고문헌을 인용합니다.

희로애락지기, 성야.

바로 내가 가진 희로애락이라는 감정, 그 자체가 성이고 하늘이 명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나라는 존재는 내가 가진 감정의 자연스러움 그것이라는 설명이었습니다. 

대단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일상의 비루함. 그것이 바로 하늘의 명인 성(性)이라는 겁니다. 
 

중용은 내가 가진 감정에서 시작하라고 합니다. 감정이 그대로 있는 상태를 중이라 하고 그것이 상황에 맞게 발현되는 것을 화라고 합니다. 희로애락이라는 감정이 세상의 근본이 되고 자신의 감정을 상황에 맞춰 발현시키는 화(和)가 모든 사람이 추구해야 할 가치라고 합니다.  

저는 지난 글에서 중용이 추구하는 바가 ‘기우뚱한 균형’이라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외부 변수를 끊임없이 고려해 미시 조정하면서 가운데를 맞춰 가는 것이 중용의 정신입니다. 희로애락이라는 감정 역시 얼마나 쉽게 변하는 것입니까? 변화를 받아들이고 상황에 맞게 그것을 발현시켜 가나는 것이 바로 도에 이르는 길이라는 것이라 중용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기업도 마찬가지 입니다. 기업 환경의 변화. 그것은 어쩌면 기업에 있어 하늘의 명일 것입니다. 변화를 명이라 받아들이고 그 명을 받아 상황에 맞게 변화를 발현시켜 나아가는 것이 바로 기업이 추구해야 할 도인 것입니다.

내 감정을 받아들이고 내 주변의 변화를 세상의 근본이라 수용하면서 상황에 맞게 나를 발현시켜 나가는 정신. 중용은 그렇게 일상에서 도를 설명하고 있는 것입니다.